폴봉

뭔가 다른 인생

폴봉 2020. 5. 17.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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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 <Modern Times>

 

찰리 채플린의 <모던타임즈> 영화를 본 적이 있는가? 그곳에는 하나의 공장과 수많은 노동자가 등장한다.

각각의 사람들은 모두 흑백으로 송출되는데, 얼핏 보면 누가 누군지 구별하기가 힘들다. 

무엇보다도 그들에게는 특별하다고 할 수 있는 어떠한 특징이 없다. 

단지 누구는 치약 뚜껑을 조립하며, 누구는 포장하는 일만 하루 종일 할 뿐이다.

개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으며, 흥미라고는 눈곱만치도 발견하기 힘들다.

나름대로 그들은 삶을 향한 의지로 일을 하고 있었겠지만, 결국 그들의 노동은 소량의 자본으로 대체되어버린다.

통제실에서 CCTV를 이용하여 감시하는 공장장의 계획하에 말이다.

 

 

그런데 단 한 사람은 달랐다. 

획일화와 단순성이 지배하는 공간 속에서 파괴된 인간성을 회복하려는 그의 모습은 남들과는 달랐다.

그런 채플린의 형상은 아련하기도 했지만, 따스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였다.

물론 포스트 모던 시대의 다원화가 일상성으로 변모된 사회 내에서 살고 있는 우리겠지만,

때로는 한 가지 길밖에 없다는 일념으로 걸어가는 것은 아닌지.

밥상에 항상 똑같은 반찬이 나온다면 다음 식사를 기대하기 힘들다.

진리의 본질은 반드시 수호되어야 할 필요도 있으나, 그것이 삶의 형태를 규정하거나 속박할 수는 없다.

자유의지와 실존이 인간에게 주어졌다는 전제를 가정한다면 말이다.

 

 

그래서 오늘 나와 너에게 묻고 싶다.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뭔가 다른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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