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추억

듣고, 읽고, 생각하는 곳 책내음새 가득한 곳 나보다 오래되어 이제는 사라진 출판사의 이름들이 즐비한 곳 책의 제목들은 그 시절을 머금고 젊은 주인의 흔적이 있는 곳 서재입니다. 서재는 사전적 정의로 글을쓰거나 책과 같은 문서 따위를 모아두는 공간을 의미합니다. 어릴 적 저의기억속 저희 집에는 유독 책장이 많았습니다. 젊은 목회자의 집에는 쉽사리 서재로 만들 수 있는 공간이 없었기에, 집의 모든 공간은 책으로 차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책의 제목들은 어린 저에게는 친숙하지 못했지만, 알록달록, 크고작은 책들 자체로 저에게 주는 정겨움은 지금도 잊지못합니다. 책은 놀이의 도구이기도 했습니다. 책들을 꺼내 도미노를 세워보기도 하고, 때론 책들의 가격을 더해보며 수학적(?)사고력을 증진시켜보는 재미난 것이었습니다. 저에게 어릴적 향수라 함.. 더보기
사명감 0%, 그러나 신학대학이라는 마음은 다른 학과들보다 혹은 타대학 진학보다는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 마음의 준비를 시키는 것 같다. 나에게 마음의 준비란 조금은 다른의미였다. 아버지가 목회자이기에 내가 원서를 접수한 순간부터 부자간의 대화는 아버지의 걱정과 조언 등등으로 가득 채워졌다. 이 시기 나에게 들었던 첫 번째 생각은 ‘내가 선택한 학교가 걱정과 조언을 들을 만한 길인가?’였다. 이전 에피소드들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1차적 나의 목표는 신에 대한 탐구와 학문적 그리고 경험적 저장소로 나아가는 행위였다. 그런 나에게 아버지의 이야기는 한편으론 과하다였고, 다른 한편으론 내가 너무 안일하게 진학을 생각하고 있는가 라는 마음을 들게 하였다. 사실 이러한 반응은 단순히 아버지뿐만 아니라 내가 속한 교회와 신앙공동체.. 더보기
과거의 있었던 오늘 - 요즘도 일기를 쓰고 있는지?- 혹시 그림일기를 기억하는지?- 요즘도 사진을 사진첩에 모으고 있는지? - 아침에 일어나면, 휴대폰부터 확인한다. 방해금지 모드를 해제하고 알림이 꺼져있던 어플들이 하나둘씩 자신의 소리를 낸다. 요즘 가장 많은 알람은 sns의 과거에 썼던 글들이다. 매우 의미 심장한 글로 나를 부른다. ‘과거의 있었던 오늘을 확인해보세요.’ - 굉장한(?) 녀석들이다. 나의 기억을 추억이라 알려주는, 과거의 나와 만날 수 있는 중매쟁이 같다. 그날의 감정들을 어릴 적 '그림일기'처럼 보여준다. 사진과 글들은 업그레이드된 그림일기인 것처럼 생생하다 못해 과거의 그 날로 돌아가게 도와준다. 개인적으로 대학에 입학하고 몇 번이고 시도해보았던 ‘다이어리’ 작성은 항상 2월을 못 넘기는 안타까움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