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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봉

방학의 시작

 

한 학기를 잘 보내셨나요? 누구에게는 뿌듯하기도 하고, 누구에게는 후회되기도 하는 학기를 마치고 이제 방학이 되었습니다. 핫한 일이 기대되곤 하는 여름방학인데요. 우리네 사람들은 원래 같았으면 여름 수련회도 기획하고, 캠프 사역을 준비하느라 한창 바쁘게 보내기 했을 겁니다. 그런데 이번 여름방학은 어떻게 보내게 될지 아직 미지수이군요. 환경이 변화하는 모습에 따라 우리가 해야 할 일들도 바뀌어질 것 같네요.

 

이번 방학동안 계획한 일이 있나요? 흔히 어렸을 적부터 우린 방학계획표를 으레 세우곤 했는데요. 올해도 세우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전과 같았으면 다이어리에 여러 항목별로 완료해야 할 일들을 쭈욱 적어놓았는데요. 요번 방학에는 그러지 않으려고 합니다. 아무리 열심히 적어봤자, 제가 실행하지 않으면 끝이거든요. 저는 계획하는 그 시간 자체를 잃어버리는 겁니다. 그래서 그냥 계획 세울 시간에 계획을 조금이라도 더 실행하는 게 이득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계획을 세우면 방향성이 잡힌다는 측면에서 장점은 있습니다. 계획 없는 실행은 배가 산으로 가기도 하고요. 근데 저에게 있어서는 이미 과잉 계획 현상이 나타난지 오래입니다. 무언가 해야 할 일들을 만드는데, 정작 하지 않아서 혼자 방전되어 버리는 그런 거 있죠. 가령, 오늘 이만큼 책을 읽고 글을 써야지 했는데, 결국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피드만 넘겨버리는. 유튜브나 보면서 깔깔대는. 그게 반복되니까 계획 세우기도 무서워지더라구요.

 

 

뭐, 그래도 하고 싶은 일은 여럿 있습니다. 학기 중에 하고 싶었는데 하지 못한 일도 많거든요. 그런데 이거 방학에도 하고 싶었던 일을 못하게 되면 어쩔까 싶습니다. 그럼 저는 대체 하고 싶은 일을 언제 해야 하는 걸까요? 시간은 참 상대적입니다. 그리고 비실체적입니다. 하고 싶은 동시에 해야만 하는 일을 할 때에는 느리게 가는 것 같아도, 별 볼 일 없는 일을 할 때면 금방 가버리죠. 또, 아무리 시간을 확보하더라도 일이 잘 되는 때는 따로 있기 마련이죠. 그때를 찾아야 할 텐데요.

 

오랜만에 업로드하는 글이라서 그런지 가볍게 써보았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지금은 7월 1일입니다. 아마 8월 말까지 방학은 이어지겠죠. 약 두 달이라는 시간이 우리에게 주어졌습니다. (물론 사진님께는 양해의 말씀을 구합니다.^^; 그 바쁜 와중에 글쓰는 열정을 보여주셔서 Respect합니다!ㅎㅎ) 이 시간은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입니다. 한 마디로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바라기는, 가을 학기 개강을 앞두고 우리 서로의 마음이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그런 방학을 보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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