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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다

늑대와 양치기 소년 그리고 레갑자손


(2019.08.18 제가 애틀란타 섬기는 교회에서 했던 청년부 설교의 일부를 요약,각색했습니다)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flyingkim1&logNo=221285378402&referrerCode=0&searchKeyword=양치기
본 제목: 마음이 아픈아이&어른들의 역할)


제가 가끔 심심할 때마다 보는 블로그가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캐나다에서 사시는 한인 엄마가 쓰는 블로그입니다.
때때로 블로그 주인분께 양해를 구하고 설교예화로 사용하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오늘은 그 블로그에 있는 내용 하나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캐나다에는 ‘Fractured Fairy Tale’이라고, 초등학생이 학교에서 동화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각색하는 활동이 있다고 합니다.
이 활동에서 한 아이가 동화를 각색했습니다.
그 이야기는 늑대와 양치기 소년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이 내용은 다들 아시는 것처럼 한 양치기 소년이 “늑대가 나타났다!” 라고
반복적으로 거짓말을 함으로 나중에는 마을사람들이 진짜로 늑대가 나타났을 때,
아무도 그 양치기 소년을 도와주지 않았다는 내용입니다.

이 내용을 캐나다에 사는 한 어린이가 이렇게 각색했습니다.



“소년이 계속 거짓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른들은 소년의 늑대가 나타났다는 소리를 듣고,

소년을 도와주러 와서 늑대를 발로 차고, 막대기로 때려주고, 소년을 구해주었다. 끝ㅎㅎ”



참 짧은 이야기지요?

그런데 제가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떠올랐던 생각이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 속에서 참 많은 사람들이 말합니다.
또 성경에서도 줄기차게 이어져 내려오며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합니다.


“하나님은 분명히 살아계십니다!”



이 말을.. 정말 많은 신앙인들이 그렇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말에 한 가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정작 중요한 건 그분의 모습이 우리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어쩔 때는 저도 모태신앙으로 자랐고, 25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목사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그분이 살아계시기는 한지 의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물론 우리는 지금껏 순간순간 나의 삶 속에서 때로는 크게 때로는 작게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고,
느끼며 살아왔지만, 때때로 내가 힘들고 믿음이 연약하여질 때는 반복되는 힘겨운 삶 속에서
결국에는 하나님을 믿지 못하고 하나님을 저버리는 것이 우리라는 연약한 사람인 듯 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우리의 눈에 보이는 하나님을 보길 원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는 본래 양치기 소년에 나오는 마을 사람들처럼 양치기 소년의 말을 믿지 않습니다.
오랜 시간 반복적으로 늑대가 보이지 않았듯이 하나님께서도 우리의 눈에 오랜 시간 보이지 않으셨으니까요.


출애굽기를 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께서 많은 이적들을 통해서 그들을 출애굽 시키시고
또 그들을 인도하시면서 많은 이적들을 보이셨음에도 불구하고 모세가 오랜시간 보이지 않자, “금송아지”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지요.

“이 금송아지야 말로 우리의 하나님이시다.”
“눈에 보이는 바로 이 형상이야말로 우리를 구원할 하나님이시다. “


그런 이스라엘 백성들을 하나님께서는 “목이 곧은 백성들”이라고 책망하셨습니다.
그동안 그들에게 행하신 하나님의 놀라우신 역사하심을 보았음에도
그저 눈에 보이는 상황에만 얽매여 하나님을 매번 저버리는 그들에 대한 하나님의 가슴아픈 탄식이 담긴 슬픈 말이지요.

저는 종종 제가 그런 연약한 사람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더욱 더 하나님께 의지해야할 사람이기도 하구요.

그런데 예레미야서를 보면 이런 보통의 사람들과 대비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 사람들이 누구냐 하면 바로 ‘레갑 자손’입니다.

당시 유다 백성들은 하나님께서 선지자를 보내시고 또 보내시면서
그들이 악한 길에서 돌이켜 행위를 고치고 다른 신을 따라 그를 섬기지 말라고 아무리 부르셔도 그들은 들을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에 반해 레갑자손은 그들의 선조 요나답이 한 말을 그대로 순종해
집도 짓지 않고 파종도 하지 않으며, 포도원도 소유하지 않고, 평생동안을 그저 장막에서 살았습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도 그저 하나님을 우직하게 믿고 나아갔던 자손들의 표본이 바로 이 “레갑자손”입니다.

코로나 시대 ,
우리는 점점 더 개인의 신앙을 지켜나가기 어려운 상황 가운데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비록 하나님의 모습이 우리의 눈에 전혀 보이지 않고,
세상은 점점 더 어려워져만 가는 가운데 있지만 그 속에서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경험하며 살아가는 우리가 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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