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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역 단상

사역의 중요한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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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차 전도사 사역을 하며 “어떻게 사역을 해야할까?”하는 의문이 수없이 제기된다. 이윽고 여기서 사역의 중요한 가치들을 고민하게 된다. 특별히 하나님이 기뻐하실만한 일들을 생각해본다. 인간의 경험에 근거한 사유 안에서 표현되는 하나님이 기뻐하신다는 여러 가지 일은 사람에 따라 때로는 상황과 여건에 따라 다르게 표현된다. 문제는 이를 옳고 그름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판단하는 일이다. 우리가 하나님의 전부를 이해할 수 없듯이 그분은 모든 것을 초월하시는 하나님이시다. 여기서 그분을 이성적이라고 혹은 비합리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근거는 우리에게는 없다. 우리의 옳음이 그분에게는 다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고민되었다. 사역의 정말로 중요한 가치가 무엇일까?

비교적 어린 나이 중, 고등학생들 20명 남짓한 인원을 데리고 사역 전선에 뛰어들었다. 나의 자발적 의지라고만은 할 수 없었다. 당시 교회의 상황, 사역자의 부재, 목사님의 요청 등 외부적인 전시상황들이 사역에 대하여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여유를 탈취했다. 그렇다고 나의 원함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래서 누굴 탓할 수 있는 것도 없다. 심지어 하나님조차도.., 볼품없는 앙상한 나뭇가지가 마치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의기양양한 태도가 내게 있었다. 그리고 이와 함께 그러한 긴박한 상황들이 결국에는 나를 이 자리에 서도록 하였다. 지금 와서 생각이 드는 것은 당시 내게 열정적인 의지는 있었으나 속은 앙상한 나뭇가지와 같았고 사역의 가치를 따르기보다는 뜬구름을 쫓는 이상한 사역의 이상주의에 빠져 있었던 것 같다.

신앙이 뜨거웠던 당시를 회상해보면 무서울 것이 없었다. 그리고 미래의 청사진을 그려볼 때 이는 상상만 해도 가슴 벅차게 만들었고, 이 감정은 나를 매료시키기 충분했다. 그러나 사역의 현실은 달랐다. 달라고 너무 달랐다. 재밌게 사역하자는 일념으로 시작했던 것이 어느덧 내게 감당할 수 없는 무거운 짐처럼 나의 몸과 마음을 짓누르고 있었다. 여기서 누굴 탓할 수는 없었다. 당시 나는 믿음만 있으면 산도 옮길 수 있다는 허황된 이상을 쫓았다. 믿음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믿음이 없이는 할 수 있는 일은 없지만 믿음이라는 하나의 맹목성으로만 사역을 추구한 것이 되레 나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여기서 어떤 하나의 믿음에 대한 본질적 이해 혹은 이성과의 조화 등을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사역을 하면서 다소간 느끼는 바는 내 인위적인 노력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나를 통하여 하고 싶으신 일을 찾는 것과 그 일을 내가 정말로 기쁘게 할 수 있는 교집합을 형성하는 것이다. 여기서 나는 가치를 발견하고자 한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하나님으로부터의 소명을 받았다. 그러나 그 사명을 구체적으로 어떤 가치와 행동으로 임해야 할 것인가는 여전히 의문이다. 그래서 답을 찾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고 넘어질지언정 주저앉지는 않는다. 그래서 나는 나만의 개인적인 몇 가지 규칙을 세웠다. 첫째는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서 공부하는 이유는 신앙하기 위하여다. “나는 신앙하기 위하여 신학한다.” 둘째는 하고 싶은 일도 꿈도, 생각도 많지만 나의 삶의 모든 최종적인 결정권은 하나님께 달려있다. 그분의 허락없이는 내 임의대로 행동하지 않겠다는 결단이다. 셋째는 무엇이든 사랑이 먼저라는 것이다. 이성과 합리성을 강조하지만 사랑보다 앞설 수는 없다. 늘 사랑이 먼저다.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기기 때문이다.

사역에는 기준이 필요하다. 우리의 사역의 가치가 정해지지 않으면 기준을 정하기가 매우 어려운 것 같다. 여전히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지만 내가 세운 가치에 따라 행동하려고 노력한다. 다만 한정된 자원에서 이를 어떻게 분배하여 에너지를 사용해야 할 것인가의 고민들은 남아있다. 학업에 매진하다 보면 사역에 소홀한 경우들이 있고, 사역에 치중하다 보면 학업 혹은 가정 그리고 관계에 소홀해지는 경우들이 있다. 성실하고 싶지만 그러한 덕목이 미흡한 나로서는 더욱 고민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가치를 정했으니 앞으로가 더욱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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