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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신앙 이야기

신학교가 뭔데


#1
신학교를 진학한다는 말은 곧 목사가 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일까?
25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목사안수를 받았던 나였지만,
이제는 신학교를 진학한다는 것이 , 또 그렇게 신학교로 가기로 결정한 사람들의 모두가 반드시 ‘목사’라는 직분으로 나아가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안다.

그러나 적어도 신학교를 진학하기로 마음먹었던 20살의 나는
신학교를 진학하게 된다면, “무조건” 목사가 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때에는 그것 외에는 걸어갈 수 있는 아무런 길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것이 당연하고 자연스러워 보였다.




#2



이전 글에서 잠시 언급했었지만,
내가 어렸을 때부터 엄마는
나와 동생에게 늘 ‘요한 웨슬레’와 ‘찰스 웨슬레’ 같은 형제가 되길 바란다고 말씀하셨다.
그런 믿음의 형제로 자라서 우리 형제의 삶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며 살길 바라셨다.

그러나 내 오랜 꿈은 늘 과학자였기에
나는 수많은 시간이 지나 나중에 .. 정말 나중에
목사로서 하나님의 도구로 쓰임받길 원했다.
내 오랜 꿈인 과학으로도 충분히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감사하게도 부모님은 본인의 소망을 말씀하실 뿐이지, 늘 내 꿈을 인정하셨고, 목사가 되는 것을 일체 강요하신 적이 없으셨다.

내 생각이 이렇다보니 어린 나이에 내 인생에서 신학교를 간다는 건
전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랬던 내가 갑자기 신학교로 가기로 결정했다.
이전 글에서 말했다시피, 그저 갈 곳이 없어서 결정한 곳이 ‘신학교’였다.
이 선택을 결정했던 날을 기억해보면
정시원서 마감이 얼마 남지 않았던 날이었던 것 같다. 그렇게 급하게 결정했다.

당시에는 어쩔 수 없는 차선택으로 결정한 결정이었지만
어쩌면 하나님께서 내 스스로의 선택으로
이 길을 걷게끔 하시고자 만드신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든다.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내가 나아가야할 곳은 내가 늘 바라던 그곳이 아니었기에,
하나님께서는 내 환경을 변화시키셨고
내 스스로의 선택으로 ‘신학교’에 진학하도록 만드셨다.



#3


아빠는 목사님이셨고, 엄마는 정말 내가봐도 신실한 믿음의 사람이셨으며,
그리고 나도 모태신앙으로 그런 부모님 아래서 자랐기 때문에
나는 보통의 다른 사람보다 성경에 대해서 많이 알고, 믿음이 좋은 사람이라 생각했었다.

(솔직히 많이 읽은게 아니란 걸 안다..그래서 더 부끄럽다)

어렸을 때, 어린이 성경을 2독정도 했고, 만화성경도 신구약을 3-4번 봤고,
일반 성경으로도 2독정도 했었으니 나름 보통 또래에 비해서는 성경에 대해서도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때는 어느정도 성경을 많이 알고 있다고 자만했던 듯하다.

나는 갑작스럽게 신학교를 진학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신학교에서는 무엇을 공부하는지 몰랐고, 사실 관심도 없었다..

그냥 뭐 신학교니까 성경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배우겠지?
그러면 그때 가서 공부하면 되겠지하는 정도의 마음가짐이었던 듯 하다.

신학교를 지원할 때,
서울에 위치한 감리교 산하의 신학교와 경기도에 있는 신학교 두 곳을 지원했다.

이 두 신학교 중에 감리교 신학교는 경기도에 있는 신학교와는 다르게
성경고사를 진행했기 때문에 따로 문제집을 구매해서 공부했었다.

그게 내가 신학교를 오기 위해 준비했던 유일한 준비였다.

이 두 학교를 모두 합격했었지만,
오히려 더 열심히 준비했던 신학교가 아니라
경기도에 있는 신학교로 가기로 결정했다.

이곳으로 가기로 결정했던 것도 대단한 이유가 아니라,
그저 아버지와 같은 교단에 속하면 좋을 것 같아서였다.


다른 사람들은 신학교를 진학하기 위해서 얼마나 부단하게 준비했는지는 모르겠다.
아마 적어도.. 나보다는 열심히 준비했을 것 같다.

그러나 이 글을 읽으며 진지하게 신학교 진학을 고민하는
미래의 신학생들이 있다면, 나는 그들에게
나처럼 아무런 생각없이 오지 말고 진지하게 공부하며 준비할 것을 요청하고 싶다.

(여담이지만, 독일의 신학생의 경우에는 어린 나이에서부터 고전문법학교에 다니면서 헬라어, 히브리어, 라틴어에 대한 공부를 하고온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