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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역 단상

신학생은 사역자?


신학교는 신학교육을 통해 교직자를 양성하는 고등 교육기관이다. (네이버 국어사전)
즉, 교회에서의 목회적 직무들을 감당할 인재들을 키우는 곳이 바로 신학교라고 할 수 있다.
교직자를 양성하는 곳이 바로 신학교라면, 또 그런 신학교를 다니는 신학생이라면
그런 우리는 반드시 사역을 해야하는 건 아닐까?

사실 처음 신학교를 입학한 1학년때, 아직 지식적으로도 신학적으로도 무지한 내가 사역을 감당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전혀 품을 수 없었다.
배움을 받는 처지인 내가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이 도저히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학부 3학년이 되고 4학년이 되니, 주변에서 사역을 시작하는 친구들이 점점 많아졌다.
누군가 사역을 시작하니, 나도 이제는 사역을 시작해야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과 함께 조바심이 났다.
또 혹시 내가 뒤쳐지는 것은 아닐까?라는 걱정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동시에 이런 생각을 품었다.

하나님께서 우리 각 사람을 다르게 지으셨듯이,
모두에게 사역을 하기에 적절하고, 또 동일한 시간과 때가 있으리라는 생각을 할 수 없었다.
우리 각 사람에게는, 그 한 사람을 위해 주어진 하나님의 계획과 때가 있으리라 믿었다.

물론 하나님께서는 스스로 준비하고, 일하는 자를 사용하시고
내 마음이 사역을 향해있다면 그 결정을 존중하시고
그 곳에서 그 선택에 따른 은혜를 베푸시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학부시절, 사역을 감당하기보다는 공부와 여러가지 경험을 하는 것을 선택했다.

내가 사역을 하지 않을 것을 선택한 것에는
물론 두려움을 비롯한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사역자”로서가아니라 “청년”이기에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특별히 나의 경우, 미자립 개척교회를 시무하시는 아버지 밑에서 자라나
초등학생 때 이후로는 셀모임이나 성경공부 모임에 참여한 적이 없었다.

내가 감당해야할 것이 목회인데,
셀모임과 여러 훈련과정들을, 또 일반 성도로서의 예배와 삶을 그들과 나눠보지 않고,
그렇게 내가 직접 겪어보지 않고 진행한다는 것이 가능할까?
반드시 직접 겪어보아야한다고 생각했다.
그것들이 들어서 아는 것을 넘어 내 인생의 순간의 경험으로 이어져야만했다.

그렇게 1년 남짓한 짧은 시간, 어느 교회의 청년으로 보냈다.
후회는 여전히 없다.
오히려 한 사람의 목회자이자 사역자가 되기 전에 경험한 값진 1년이었다고 생각한다.

당신도 지금 학부생으로서 사역을 나가야할까 고민한다면,
자신의 상황에 맞게 주위를 조금 더 살펴볼 수 있다면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