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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인 의사결정



정재승교수


미국의 디자인 회사인 IDEO의 피터 스킬먼이 고안한 마시멜로 챌린지(marshmallow challenge)게임이 있습니다. 이 게임의 룰은 스무 가닥의 스파게티 면과 접착테이프, 실 그리고 마시멜로를 통해서 가장 높은 탑을 쌓는 게임입니다. 여러 개의 직업군으로 나뉘어진 팀들이 게임에 참가하였고 단언 1등은 건축가 팀이었습니다. 여기서 놀라운 사실은 건축가 팀에 비등할만큼 높은 탑을 쌓은 직업군이 바로 유치원생이였다는 사실입니다. 이들은 다른 직업군에 비하여 평균 이상으로 탑을 높게 쌓았고 심지어는 MBA학생들, 변호사, CEO보다 더 높게 쌓았다는 사실입니다.


여기서 더 놀라운 사실은 이번에는 마시멜로 챌린지에 새로운 룰을 도입하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제일 높게 탑을 쌓은 팀에게는 상금 1만 달러를 부상으로 주는 것입니다. 가히 충격적인 사실은 상금의 부상이 걸리니 참가했던 수많은 팀 중에 성공하는 팀이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은 반복적인 실험을 통해 확인된 결과입니다. 인간은 합리적인 의사를 결정하기 위해 최선의 수단과 방법을 선택하고 때로는 사회적이고 법률적이며 윤리적인 차원들을 간과하기도 합니다. 이 실험은 더 나은 의사결정이 외부적인 요인, 즉 인센티브와 구체적인 계획에 대한 매몰 현상이 때로는 창의적이고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님을 증명하는 실험이었습니다.


인간은 최선을 다하여 가장 합리적인 의사를 결정하기 위하여 노력합니다. 하지만 인간의 의사결정은 늘 합리적이지만은 않습니다. 충동구매에 대한 조사의 통계자료를 확인하니 충동구매를 자주하는 사람은 48%, 합리적인 소비와 충동구매를 하는 사람 23%입니다. 충동구매를 하는 인간의 뇌에는 쾌락의 중추라고 불리는 영역 측좌핵이 강하게 활성화됩니다. 그들의 뇌는 충동구매를 정당화하기 위한 적절한 이유를 찾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현대인들 중 특히 아이폰 유저들은 새로운 아이폰 모델이 출시하며 굳이 값을 지불하고 더 좋은 상향 모델을 찾습니다. 하지만 아이폰 사용자들은 새로운 상향 모델을 사용은 하지만 새로운 기능을 이용하지는 못하는 경우가 나타납니다. 인간의 뇌에는 전두엽이라고 불리는 고등 뇌 영역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 전두엽의 기능을 인간은 아주 단순한 기준에 입각하여 사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대의 수많은 사람들이 아주 단순한 기준에서 대통령을 뽑고 국회의원을 뽑고 직업을 선택하고 미래를 계획한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비합리적인 방식으로 빠르게 의사결정을 합니다.


이처럼 인간의 의사결정은 비합리적이고 충동적이며 유익하지 않은 단순 회로 속에서 기능을 활성하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그렇다면 좋은 의사결정은 무엇일까요? 저자는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의사결정을 한 후 빠르게 옮기고, 잘못됐다고 판단되면 끊임없이 의사결정을 조정하라!”는 것입니다.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매우 성실히 능동적인 자세로 모으고 수정의 용기를 가지라는 것입니다.

세상에 확신할만한 절대적인 것은 없습니다.(성경빼고) 인간의 뇌는 시간에 흐름에 따라 인지적 유연성(cognitive flexibility)이 떨어집니다. 이는 상황이 바뀌었을 때 자신의 전략을 바꾸는 능력을 말하는데, 그것을 잘못하게 됩니다. 고집은 결국 발목을 잡게 되고,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가 말한 바와 같이 ‘휴브리스’(hubris, 지나친 자기과신)가 됩니다. 내 삶에 절대적이라 과신했던 영역들에 대하여 유보적인 겸손을 지니는 덕목과 존중과 타협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개방성이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관용과 포용,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가 그리고 그런 사회를 만들어가는 개인이 되길 바라며, “끊임없이 회의하고 의심하되, 다양한 시도를 통해 세상을 배우는 사람이 되시길 바랍니다.”(54)

KAIST 정재승 교수의 「열두 발자국」챕터 1의 <선택하는 동안 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를 요약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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