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글목

누구나 믿을 수 있다


바르트의 로마서 해설에 보면 하나님의 계시와 믿음의 연관성에 대해서 아주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하나님의 의는 이미 역사 속 수많은 지점에서 그분의 의로우심을 드러내셨다. 이를 통해 우리는 그분의 의로우심을 인식할 가능성과 기회를 언제나 가지고 있으며 바르트에 의하면 “하나님의 신실하심은 그리스도가 예수 안에서 우리와 만날 때 확증된다”(266) 그러므로 우리는 시간과 공간의 어떤 제약 속에서도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경험할 수 있고 응답할 수 있고, 빛으로 가득한 시간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빛 아래서 예수가 최종적인 말씀이라는 사실을 발견한다. 그분은 보이지 않는 ‘타자’에게 희생 제물로 바쳤다는 사실로서 그리고 하나님에 의해서 예수는 높아지셨고(빌2:9), 바로 그 점에서 그는 그리스도로 인식되셨으며, 바로 그 점에서 그는 모든 사람과 사물을 비추는 종말의 빛이 된다.


바르트에 의하면 예수 안에서 나타난 계시는 역설적인 사실이면서 동시에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러한 인식의 가능성을 어떠한 인간적인 그리고 정신적, 역사적, 우주적, 본성적으로 접근할 수 없고 도달할 수 없는 것으로 보았다. 이러한 의미에서 그는 “믿음은 결코 완성된 것이 아니고 주어진 것도 아니고 보증된 것도 아니다. 심리학적으로 보자면 믿음은 언제나 새롭게 불확실하고 어두운 곳으로 뛰어드는 것, 허공으로 뛰어드는 것이다.”(270)라고 주장한다.


그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선포된 말씀으로서 계시는 모든 믿는 자에게 빛이 된다. 바르트는 “내가 어제 들었던 바로 그것을 오늘 새롭게 들어야 하며, 내일도 또다시 새롭게 듣지 않을 수 없는데, 그때 계시하시는 분은 하늘에 계신 예수의 아버지, 오직 그분이다.”


그렇다면 예수를 믿는 그 믿음은 어떠한 믿음이 되어야 하는가? 바르트에 의하면 그것은 바로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믿음이다.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엄존하는 무한한 질적 차이 속에서 철저한 비가시성과 은폐성 가운데 있는 하나님을 하나님이라고 부르는 것을 의미한다. 로마서 3:22절 ‘차별이 없는 하나님의 의의 현실성’은 루터에 의하면 “성경 전체의 핵심이요 중심이다.”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계시의 현실 안에서 우리는 우리의 이름이 아니라 예수의 이름으로 그 믿음을 요구하는데, 우리 자신도 그 이름 안에서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방식으로 그 요구와 만난다. 그러나 그 믿음의 요구는 바르트에 의하면 우리 자신에 대한 믿음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믿음’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것을 모든 사람에게, 지금 여기 있는 모든 연령대의 사람에게 요구할 수 있다.


바르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믿음에 이르기 위해 우선 이수해야 할 단계도 없다.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배운 사람이나 못 배운 사람이나, 단순한 사람이나 복잡한 사람이나, 누구나 믿을 수 있다. 폭풍 속에 있든지 고요함 속에 있든지... 믿음의 요구는 조교와 도덕과 삶의 태도와 경험과 깨달음과 사회적 지우의 모든 차이를 가로지른다.”(272) 그렇다 누구나 믿음을 수 있다. 계시는 신분과 환경과 종교와 도덕 그리고 사회적 모든 가치를 넘어서는 초월적 계시이다.

'글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믿음 시리즈 1편 믿음은 기적이다 (바르트 로마서)  (4) 2020.11.06
당신이 날 사랑해야 한다면  (6) 2020.10.16
안식  (4) 2020.10.03
잘 맞는 옷  (4) 2020.09.25
칼 바르트의 로마서 강해(사도성)  (5) 2020.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