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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역 단상

“물새는 계절이 바뀌면 다른 곳으로 날아가” #1 내가 제일로 좋아하는 영화 ‘청설’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물새는 계절이 바뀌면 다른 곳으로 날아가” 봄과 여름이 지나, 가을이 되어 날씨가 차차 추워지면 물새는 살아남기 위해 따듯한 다른 곳으로 떠나야만 한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렇게 떠나야만 한다. 오랜시간 아버지 교회에 몸을 담고 있던 나는, 이번에 새로운 사역지로 부임하게 됬다. 청설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이 문장이 마음에 참 많이 와닿았다. 어쩌면 담임사역을 맡고 있지 못한 사역자들은 특히 파트사역을 맡고 있는 전도사들은 모두가 ‘물새’가 아닌가 싶은 생각을 했다. 사역자들은 모두가 한 곳에 그윽하게 자리를 잡지 못하고 2-3년이 지나면 떠나야만하는 물새다. 주인이 맡긴 것들을 관리하며 선한 청지기가 되기 위해 .. 더보기
첫 사역을 나가다 요즘 교회 사역을 하는 것이 정말 나의 사명일까 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한때 나는 어떻게 사역을 시작하였는지 회상해보고 싶다. 갓 입학하여 신학생 1학년이었을 때, 나는 사역을 한시라도 빨리 나가고 싶었다. 목회와 선교 사역을 위해 대학에 입학하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최대한 빠르게 사역을 나가서 복음을 전하며 설교하는 것이 내가 가진 간절한 소망이었다. 그래서 나는 1학년 시절부터 교회 사역을 염두에 두고 학교생활을 했다. 신학대학교 특성상, 각종 사역자 훈련 프로그램이나 전도 동아리 등이 많았다. 그러한 모임에 계속 참여하면서 사역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사역자의 자질이나 능력은 어떠해야 하는지를 배웠다. 어린이 사역자 학교, 청소년 사역자 세미나, 전도 폭발 등등 다양한 훈련 모임들은 나의 캠퍼스.. 더보기
하나님, 사역을 해야 할까요? 어제는 밤을 훌쩍 넘겨 새벽까지 깊은 고민에 빠졌다. 나의 미래를 그려보니 참으로 암담하기가 그지없었기 때문이다.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언제까지나 공부만 하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일 것이다. 어느덧 군대도 갔다 오고, 앞으로는 먹고살 것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왔음을 느낀다. 물론 공부로 충분한 밥벌이를 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것은 누구의 말 따라 ‘하늘의 별 따기’와 다름없는 와중이다. 그리고 개인적인 소견이다만, 공부 머리도 영 아닌 것 같다. 고로 어젯밤은 고뇌의 시간이었다. 목회자로서의 길을 걸어가야 하는지에 관한 문제를 두고서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현재로서 목회자가 되고자 하는 마음이 크지 않다. 이미 과거에 내가 존경했던 여러 사역자가 하릴없이 무너지는 처참한 광경을 보.. 더보기
지난 설교를 돌아보며 #1 아버지가 개척하신 ‘기쁨의 교회’에서 주일 저녁 설교로 강해설교를 진행한 지 벌써 1년이 넘었다. 한 번의 주제설교와 에베소서(16회), 룻기 (9회), 그리고 지금은 빌립보서 5번째 강해설교 (1장 19-26절) 를 진행하고 있다. 처음 설교를 할 때는 참 많은 것이 두려워서 긴장을 무척 많이 했던 것 같다. 원고와 청중을 번갈아보면서 정신없이 설교를 하다보니까 내 말의 속도가 얼마나 많이 빨라졌는지.. 모른다. 정말 정신없이 설교가 끝났다. 보통 10p짜리 설교를 하는데 25-35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됐다. #2 이제와 생각해보면 특이하고 신기하다고 느낀 것이 있다. 나는 평균 30분가량의 설교를 했는데 내 설교가 어땠는지 물어보면, 청중들이 생각보다 보통 지루해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도 엥? .. 더보기
내가 생각하는 “되어야 하는 교회” 1. 얼마 전에 짧은 기간에 시무하였던 교회에서 나왔다. 이 기간에 나는 목회에서 코로나라는 직격탄을 맞게 되었다. 그로 인해 내가 할 수 있었던 사역은 비교적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오히려 다행이었다. 청년의 이름표를 떼고 전도사를 갓 붙였던 기간이었기에 나의 부족함이 많이 숨기어졌다고 생각했다. 어찌 됐든 현재 나는 이전의 교회를 떠나 조그마한 교회에서 잠시 머물러 있다. 기성교회에서 사역을 하면서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나름 많이 맛보았다. 그리고 중요한 배움도 맛보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나는 처음 사역을 하면서 ‘교회됨’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었던 시기였다. “교회가 무엇일까?” - “교회의 제역할은 무엇일까?” 고민과 함께 코로나, 그리고 성도와 동행하였다. 코로나를 걱정하면서 교회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