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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의 길

단 한번의 반짝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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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습관으로 자리잡아서 꾸준히 공부를 하고 있지만
이전에는 공부와 그리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다.
지금도 여전히 드는 생각은 ‘공부’ 라는 것과 ‘사람’은 정말 친해지려해도 친해지기 어려운 것 같다

내 이야기를 하자면, 나는 늘 다른 사람보다 느린 사람이었다.
본격적으로 공부를 하기로 마음먹은 것도 고등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였다.

그 이전에는 학교 공부에 성실히 임하기는 했지만,
따로 사교육이나 개인적인 공부시간을 갖지 않았어서 성적이 암울할 정도로 참담했다.
(특히 수학점수는 20-30점까지 맞을 정도였다..)

그런데 엄마아빠는 감사한건지 야속한건지
그다지 내 성적에 크게 얽매이지 않으셨다.
공부를 왜 이렇게 못하냐고! 스트레스를 주셨던 적은 없었다.
오히려.. 공부를 못하는데도 너는 참 긍정적이라고 장난치셨던 기억이 난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수학을 20점,30점 맞았던 그때가 내 터닝포인트였다.
난생 처음 받아보는 점수를 받고서는
“아... 정말 이러다가는 내 인생 큰일나겠다 “싶어서
고등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부터 공부를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아직도 기억난다. 제대로 공부하기로 마음 먹은 날은 바로 토요일이었다.
처음으로 도서관 열람실을 찾아가 자리에 앉아 책을 피고 공부했다.
점심은 집에서 가져온 도시락을 가지고 간단하게 해결했다.
오전부터 저녁 때까지 10시간 가량을 책상에 앉아 공부만 했다.

바로 이때 공부라는 것의 재미를 처음 느꼈다.

“아니? 내가 10시간넘게 공부를 하다니 ?” 라는 뿌듯함과 함께 내 새로운 모습을 보았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나니까 그제서야 비로소 공부라는 것에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공부와 친해지는 일은 웬만한 일로는 불가능하다.
억지로 공부하라고 한다고 그 사람이 공부를 잘할 수 있는 것도 아닌 것 같다.

먼저 스스로 공부를 할 수 있는 환경과 마음가짐을 만들어주고 ,
아이를 향해 너는 할 수 있다는 무한한 긍정을 베풀어주고,
충분히 기다려주는 것도 좋은 교육방법인 것 같다.

돌아보면 내가 공부를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기저에는
내 꾸준한 “성실함”“부모님의 신뢰”가 함께했다.

그렇게 한번의 특별한 경험으로 공부를 시작하게되니까
중요한 시험을 준비할 때, 순수 공부시간이 나중에는 13-14시간까지도 늘어났다.

그다지 특별하지 않은, 특별한 경험이었지만
한 순간의 특별함이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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