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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향한 준비들

추상적인 현실, 구체적인 미래


   신학을 하면서 신학 공부를 마무리하고 우리는 우리에게 놓인 무수한 길에서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학부 신학을 졸업하고 더 전문적인 목회자 과정을 위해 목회자 대학원에 진학할 수도 있고 신학에 대해서 더욱 학문적인 공부를 위한 국내 혹은 해외 유학을 고민해볼 수 있다. ‘나’의 경우 대학원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앞으로의 진로에 대한 과정적인 고민과 씨름하고 있다. 글을 쓰면서도 앞으로 내가 당장 1년 후에 무엇을 하고 있을지, 어떤 형태의 사역을 하고 있을지 혹은 신학에 대한 더욱 깊이 있는 학업의 길을 갈 것인지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하나님께 받은 사명은 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소망의 등불을 밝히라”는 것이다. 내게는 상당히 추상적인 것을 어떻게 구체화시킬 수 있을까?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하시고, 어떤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으며, 어느 학교에서 어떤 선생님께 배울지 전혀 모르겠다.

   글의 주제를 받았을 때 이전에는 막힘없이 썼던 것이 지금은 높은 장벽에 우두커니 서 있는 것만 같다. 그러나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앞으로 목회를 하고 싶다. 목회를 위해 유학이 필요하면 유학을 갈 것이고, 목회를 위해 말씀과 기도에 전심전력을 다해야 한다면 이를 행할 것이다. 목회를 위해 삶의 기본적인 안정과 평안을 내려놓아야 한다면 그렇게까지 할 것이다. 목자는 양을 위해 자기 목숨을 버리기 때문이다.

   당장 더 전문적인 학업에 대한 계획이 없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지금 목회학 석사, 즉 목회자 전문 양성 대학원을 마무리로 공적인 공부를 마치고자 한다. 마무리하면서 느끼는 것은 학교라는 울타리가 주는 안정감이 있었다는 사실을 새삼 느낀다. “언제쯤 학업을 마무리할까?” 7년이라는 세월이 너무 길게만 느껴졌는데 지나보니 너무 짧았다. 미래에 대한 진로를 말하는 챕터지만 번외로 지금으로써 내가 느끼는 감정을 짧게 솔직히 담는다면,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사역 현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는 것은 상당한 용기를 필요로 하고, 어쩌면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라는 중압감을 준다. 일종의 거룩한 부담감일 것이다.

   이런 거룩한 부담감을 안고 목회현장에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사명을 이루려고 한다. 그것이 내가 걸어가고자 하는 길이다. 그러나 두려우나 막막하지는 않다. 겁은 나지만 평안하다. 이런 모순된 현실은 인간으로서의 나의 현실과 믿음으로서의 하나님을 향한 소망의 현실을 적나라게 드러낸다. 어떤 구체적인 진로의 글을 담아낼 수는 없지만(또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나마는) 학교의 울타리를 벗어나 현실의 문에 부딪치는 것이 얼마나 사람을 긴장시키고 그렇기에 하나님을 더욱 의지하는 기회인지를 글을 통해서라도 일부분 이해할 수 있다면 앞으로의 진로에 있어서 큰 도움이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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